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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는 시 ②
심우기 (시인, 회원)  |  view : 735

일곱 살, 우주(宇宙)

함순례


바람이 들썩이는 호숫가


비닐 돗자리 손에 든 아이가


풀밭으로 걸어간다


신발 벗어 한 귀퉁이 두 귀퉁이


메고 온 가방 벗어 세 귀퉁이


마지막 귀퉁이에게 제 몸 내려 놓는다


삼라만상을


돗자리에 전부 모셨다



뜨거운 발, 애지 2006








* 시인의 시야에 들어온 풍경 하나를 독자의 품에 들여왔네요. 아마 야외 소풍가는날 비닐 돗자리 들고 놀러간 기억이 다들 있으시겠지요 . 바람불면 날리는 비닐 돗자리 . 거기에 돌을 얹기도 하고 가방을 놓기도 하지요. 그런데 어린 일곱살이 어디선가 보았겟지요. 아이의 부모나 아니면 할아버지 할머니에게서 .아니면 유치원 가서 배웠는지도 모르지요. 그런데 돗자리의 중심에 자신을 놓는 것이 아니라 한귀퉁이에 자신을 놓아 균형을 갖추었다는 것이 이 시의 백미지요. 어린 일곱살이.그래서 사물의 대등적 가치를 작은 한 평 남짓되는 세상에 이루어 놓은 거지요 . 그 세상에는 고요와 평화가 조용히 내려 앉은 느낌이 오지요. 그리고 조용한 미소가 아마 읽는 독자에게도 올겁니다 -심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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