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위례시민연대

활동마당

세부내용 목록
바다는 온전히 보존되어야 한다!
백혜숙 전)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전문위원  |  view : 167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로 얻는 우리 국가와 국민의 이익은 있는가? 있다면 과연 무엇이고, 누구를 위한 이익인가? 알파고에 이어 챗GPT의 충격이 밀려오는 융복합 시대에 윤석열 정권은 갈라치기로, 괴담유포로, 뒤집어 씌우기로 계층·집단 간 온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거부권 1호를 행사했던 양곡관리법 개정 때 쌀 생산량·격리비용 과다 추정된 농촌경제연구원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분석’ 보고서로 농민단체들을 갈라치기를 획책했다. 이번에는 부실한 IAEA 최종보고서로 어민단체들 갈라치기를 하고 자행하고 있다. 갈라치기 당하지 말고 모두의 바다를 온전히 지켜내기 위한 지혜로운 힘 모으기가 필요한 시기다. 

 

지구 표면의 70%를 덮고 있는 바다는 생명의 마지막 보루이다. 그런데 바다를 질식시킬 만큼 많은 양의 플라스틱이 흘러들고 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발간한 ‘우리가 먹는 해산물 속 플라스틱’ 보고서(2016년)에 따르면,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의 양은 한 해 약 800만 톤에 이른다. 자연분해 되지 않는 미세플라스틱 최대 51조 개가 해양을 떠다닌다. 

 

미세플라스틱은 직경 5㎜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입자를 말한다. 마치 자석처럼 바닷속 유해 화학물질을 표면으로 끌어당겨 화학물질이 흡착된 미세플라스틱이 바다에 떠다니거나 해양생물 체내로 흡수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해양 속 미세플라스틱 위험성에 대한 예방은 자연으로 최대한 배출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런데 이제는 바닷속에 방사성 물질까지 가세할 형편이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는 지금도 매일 발생하고 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쌓여있는 후쿠시마 오염수는 137만 톤이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12년 동안 모아둔 이 오염수를 희석해서 30년에 걸쳐서 바다에 투기하겠다고 하는데, 바다에 버려질 양은 137만 톤의 2배 이상일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언제까지 얼마나 많은 오염수가 나올지 모른다는 것이다.

 

지난 7월 4일 발표한 IAEA 최종보고서는 해양투기 외에 다른 대안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가장 우려되는 해양 생태계에 미칠 영향은 고려 대상에도 없었다. 또한 3가지 원칙도 무시했다. 첫째, 정당화 원칙이다. 핵으로 인한 일정한 이득이 있어야만 핵으로 인한 손해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최적화 원칙이다. 합리적으로 달성 가능한 최상의 안전을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현재와 미래세대의 보호 원칙이다. 현재와 미래의 인간과 환경을 방사선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방사능 오염수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다.

 

심지어 IAEA 그로시 사무총장은 일부 매체 인터뷰에서 일본의 해양 방류가 유일하거나 최선의 방식이냐는 기자의 물음에 “그것은 정치적인 결정이고, 정치적 결정을 판단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그토록 과학적이라 주장했던 IAEA 최종보고서는 결국 정치적인 결정을 위한 핑계에 불과한 것이다. 해양투기 외에 다른 좋은 대안이 있음에도 일본은 자국의 안위를 위해 해양 생태계 파괴라는, 인류를 도발하는 정치적 결정을 내린 것이다. 

 

경악할 사안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는 서막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본격적인 해양 투기는 내년 가동 예정인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 핵폐기물 재처리시설에서 나오는 방사능 오염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롯카쇼무라 방사능 오염수 배출의 심각성을 희석시키기 위해 후쿠시마 사고 원전 방사능 오염수로 선수를 친 것이다. 롯카쇼무라 방사능 오염수 속 삼중수소는 30년간 해양 투기될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속 삼중수소보다 15배나 많은 막대한 양이다.

 

중국 국영언론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에 대해 ‘천하의 사람들을 등지다’라는 총체적인 논평을 내놓았다. 자연이 언제까지 인간을 용서할 것인가. 푸르고 잠잠해 보이는 바다 밑 거대한 해양 지각판이 마침내 꿈틀댄다면…, 지진과 거대한 쓰나미를 일으켜 지구를 정화시킬 것 같은 두려움이 밀려든다. 자연과 생태계 앞에 우리 인류는 겸손해져야 한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