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위례시민연대

활동마당

세부내용 목록
송파기후행동 출범 인사말
김경호 목사(강남향린교회)  |  view : 476

지금 한반도는 동해안과 전국적인 산불 화염 속에 있습니다. 이는 비록 우리나라만의 상황이 아니고 지구촌 전체가 겪는 아픔입니다. 지구 온난화와 건조한 공기로 인해 지금 지구는 기록적인 죽음과 파괴를 가져오는 산불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의 산불, 아마존 지역의 방화, 그리고 오스트리아에서는 산불로 20%의 숲이 불타버렸습니다. 수개월간 계속되는 산불로 대륙 전체가 매캐한 연기로 쌓이고 질식하는 사람들과 이어지는 수많은 호흡기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런 산불은 북극까지 퍼져서 대화재의 지옥은 수천억 그루의 나무들을 삼켜버렸습니다. 심지어 현세를 산불세(Pyrocene)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는 아마도 이 시대를 가늠하는 지층으로 까맣게 불타버린 숯 층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일 것입니다. 

 

 

이런 변화는 삼림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태양 에너지의 약 90%는 지구의 바다가 흡수합니다. 그런데 이미 더워진 지구 온도로 인해 바닷물이 팽창해서 지구의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세기 말에는 높아진 바닷물로 우리가 몸 붙여 사는 땅의 많은 부분이 잠기게 되고, 심각한 식량 고갈과 먹을 수 있는 물의 부족으로 가진 자들이 성을 쌓고 성 밖에 물과 식량을 구하기 위해 몰려오는 사람들과 전쟁을 벌일지도 모른다는 불행한 상상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산화탄소가 바다 속에 녹아들어 가면 물이 탄산이 되면서 산성화가 이루어집니다. 이는 더 이상 바다 생물들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됩니다. 지난 2백년 간 바닷물의 30% 이상이 산성화되었고, 이것은 지난 5천만 년 동안 바다에서 일어난 변화보다도 더 빠른 독성화가 일어난 셈입니다. 이는 바다 생물들의 먹이 사슬의 맨 밑바닥에 있는 식물성 플랑크톤을 위협해서 생태계의 가장 기초부터 치명타를 일으킵니다. 

 

 

제임스 러브록은 가이아 이론을 창시했습니다. 지구 자체가 자기의 생명을 지켜나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자신을 방어하고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라는 이론입니다. 그는 생태학자이지만 드물게 원자력 에너지 사용을 적극적으로 옹호합니다. 

 


그 이유는 그만큼 탄소연료 사용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훨씬 더 위험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원자력 사고는 한 지역을 초토화시키고 불모의 땅으로 만듭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고난 지역에 국한되지만, 지구 온난화로 인한 위험은 전 지구에 미치기 때문에 더 큰 위협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 자신은 이런 논리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어느 한 지역의 희생과 전제의 안전을 저울질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수의 생명이 희생되는 일을 비교하여 경중을 따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처한 지구의 위기는 극한의 선택을 저울질할 만큼 심각하고 급박하다는 것입니다. 단지 조금씩 우리를 압박하기에 그 몰아치는 심각성을 즉각 느끼지 못할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후손들에게 물려줄 지구의 환경의 미래를 내다보고 뜻있는 송파 구민들이 힘을 합해 송파기후행동을 조직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하여 우리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서, 가능한 정책은 물론 우리들이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나서고자 합니다. 

 

 

이런 송파기후행동은 앞으로 우리들이 만들어갈 생태적인 세상을 향한 정의로운 전환의 작은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오늘의 뜻 깊은 출발을 축하하며 우리들의 작은 행동이 송파뿐만 아니라 서울시민들, 전국, 세계 시민들과 연대하여 지구 전체를 생명의 터전으로 바꾸어나가는 작은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22. 3. 12 

 

 

* 위 글은 송파기후행동 출범식(22.03.22.)에서 발표된 김경호 목사님의 기념사 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