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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경제 활력 높이고 있나
송기호 변호사  |  view : 239

국민 중 약 20%는 연 600조원 규모의 국가 예산 그리고 독과점 대기업이라는 울타리가 있다. 약 340개의 전국 공공기관에 지원한 국가 예산만도 한 해에 약 90조원이다. 그런데 나머지 80% 국민에게는 공공부문과 대기업의 정규직이라는 보호막이 없다. 이 80%가 기후위기와 인공지능 기술 속에서 어떻게 삶을 꾸릴 것인가가 시민 경제의 핵심 문제이다.

 

사람들은 쉽게 ‘탄소 순배출 제로’를 말한다. 그러나 시민 경제에 절박한 생존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 석유 사용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철폐하겠다는 주요 7개국 회의의 결정이 있었다. 그렇게 되면 식량 생산 과정의 ‘농가 면세유’와 식량 운반비를 낮춰 주던 ‘화물유가보조금’이 모두 폐지될 것이다. 식량 가격이 상당히 오를 수밖에 없다. 80%의 시민 경제에 심각한 문제이다.

 

인공지능 기술도 마찬가지이다. 시민들은 셀 수 없이 많은 벌들이 부지런히 꽃들을 오가며 꽃가루를 옮겨 식물의 열매를 맺게 하듯이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그리고 네이버, 카카오의 ‘빅 데이터’를 만들어 주었다. 흔히 ‘빅 테크’라 부르는 이 기업들은 시민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몸으로 만들어준 빅 데이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수고한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 대신 포브스의 2021년 세계부자순위 자료에 의하면, 경제 성장은 아마존과 카카오의 대주주를 세계와 한국의 최고 부자로 만들었을 뿐이다.

 

이 같은 인공지능기술 상황에서 시민경제의 질문이 달라져야 한다. 경제가 몇% 성장했는가 묻지 말고 경제의 활력이 높아졌는가라고 물어야 한다. 경제 활력이란 더 많은 시민이 경제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갖는 것이다. 80%에게 기회가 늘어난다. 그리고 참여의 대가로 삶의 질을 보장받으며 활발한 신진대사를 이루는 경제이다. 활력은 독점과 거리가 매우 멀다.

 

더 늦기 전에 카카오가 경제 활력을 높이고 있는가 물어야 한다. 카카오는 가공할 플랫폼 독점력을 기반으로 80% 시민경제 영역을 급속도로 잠식하며 80%를 더 밀어내고 있다. 반면 많은 특혜를 받고도 80%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한다. 택시업을 보자. 개인택시와 회사택시 사업자들이 택시 호출 온라인 서비스 ‘온다’를 보급하였지만 카카오T의 독점력과 경쟁하지 못한다. 택시 영업자들은 카카오 택시 호출을 우선적으로 받으려면 카카오에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택시를 이용하려는 시민도 우선 배차를 받으려면 수수료를 내야 한다. 카카오는 유료 호출 서비스를 자신들의 호출 앱에서 우선 노출하고 있다. 택시만 아니라 퀵 서비스, 택배, 자전거 대여, 방문 수리 등 기존 사업자들의 영역을 카카오의 플랫폼 독점력을 기반으로 잠식하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뱅크까지 더하여, 사람을 잡아두는 독점력을 무한대로 키우고 있다.

 

금산분리 원칙은 한국과 같이 산업자본의 경제력 집중이 심각한 나라에서는 경제 활력을 유지하는 데에 중요하다. 그래서 론스타 사건에서 쟁점이 되었듯이 본디 카카오와 같은 비금융주력자, 즉 산업자본은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 조건으로도 10%를 초과해서는 은행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만들어 카카오에 34%까지 은행 주식 보유를 허용하는 특혜를 주었다. 상법상 이 지분을 보유한 은행 대주주는 안정적으로 은행 경영권을 누릴 수 있다.

 

카카오와 인터넷은행에 준 이 특혜는 다시 카카오가 더 많은 사람들을 독점적으로 카카오 플랫폼에 잡아두는 데에 적극 이용된다. 그 결과 독점력이 더 강화되고, 택시 사업자들이 만든 자체 호출 서비스는 카카오에 패배한다.

 

카카오가 혁신을 창조한 대가로 은행업 대주주 특혜를 받은 것은 아니다. 카카오은행의 비대면 대출이라는 것도 한국신용정보원을 통하여 공공행정정보망의 재산 소득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카카오은행은 카카오의 플랫폼 독점력을 강화시켜주는 부당한 특혜이다. 경제가 활력을 유지하려면 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 실물부문이 필요한 자금을 금융기관을 통하여 효율적이면서도 공평하게 배분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카카오은행은 이런 역할을 잘하지 못한다.

 

카카오 독점은 한국 경제의 활력에 해가 될 것이다. 미국 의회에는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의 플랫폼 독점을 강력히 규제하려는 법률이 제출되었다. 법률안에는 구글의 검색 결과에서는 구글의 자회사인 유튜브 영상이 노출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있다. 독점은 활력의 반대말이다. 플랫폼 독점도 나쁜 독점이다. 경제 활력을 위하여 카카오 독점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2021. 09. 01. 경향신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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